보광옥에서 느낀 숯불 내음 속 정겨운 갈비의 오래된 맛
광주 동구에서 늦은 오후까지 볼일을 보고 충장로 쪽으로 걸어 나오니 저녁에는 한 끼를 제대로 챙기고 싶었습니다. 이날 향한 곳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동구 충장로46번길 16에 있는 보광옥입니다. 낮에는 간단한 음료와 간식으로 시간을 넘긴 탓에 허기가 꽤 올라왔지만, 이상하게도 빨리 먹고 나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습니다. 충장로 골목을 걷는 동안 상점 불빛과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다 보니 하루가 거의 끝났다는 실감이 났습니다. 자리에 앉은 뒤에는 바로 휴대폰부터 치우고 동행과 오늘 다녀온 곳 이야기를 잠깐 나눴습니다. 평소라면 배고프다는 말부터 했을 텐데 예상과 달리 몇 분 정도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먼저 필요했습니다. 괜히 낮의 빠른 호흡을 저녁까지 가져올 필요는 없겠다 싶었습니다. 갈비를 한 점씩 먹고 밥과 다른 곁들임을 번갈아 챙기니 허기는 자연스럽게 가라앉았고, 충장로에서 보낸 하루를 식사로 천천히 정리하는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1. 충장로 골목에서 발걸음이 느려졌습니다
보광옥은 광주 동구 충장로46번길 16에 있어 이날은 도보로 골목을 따라 찾아갔습니다. 충장로 일대는 길을 걷는 동안 시선이 여러 상점으로 분산되기 쉬워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도로명과 건물 번호를 함께 확인했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상호만 찾으면 되겠지 했는데 주변을 구경하다가 주소 숫자를 다시 보는 편이 훨씬 빨랐습니다. 괜히 한 블록 더 지나갈 뻔했다 싶었습니다. 차량으로 접근한다면 목적지 바로 앞만 생각하기보다 주변 도로에서 내려 걷는 구간까지 미리 염두에 두면 마음이 편합니다. 반대로 도보라면 충장로 일정을 마친 뒤 그대로 식사로 이어가기 좋은 동선입니다. 저는 이날 일부러 속도를 줄이고 골목을 천천히 걸었습니다. 낮에는 목적지만 보고 이동했는데 저녁에는 주변을 살필 여유가 생기니 같은 동네도 다르게 보였습니다. 처음 방문한다면 약속 시각보다 몇 분 먼저 도착할 수 있게 움직이고, 마지막 구간에서는 화면보다 실제 건물 번호를 보는 방식이 가장 단순했습니다.
2. 휴대폰을 치우니 상이 더 넓어졌습니다
자리에 앉은 뒤에는 휴대폰을 테이블 위에 두지 않고 가방 안쪽으로 넣었습니다. 충장로를 걸어오는 동안 계속 지도를 확인했던 터라 이제는 화면을 보지 않아도 되겠다는 마음이 컸습니다. 처음에는 손 가까이에 두는 것이 편할 것 같았는데 갈비와 밥을 먹을 자리를 생각하니 비워두는 쪽이 낫습니다. 괜히 알림 하나 때문에 식사 중간에 시선이 자꾸 움직일 필요는 없었습니다. 가방도 의자 옆으로 정리하고 나니 앞쪽 공간이 단순해졌고, 식사를 기다리는 동안 동행과 마주 앉아 이야기하기도 수월했습니다. 예상과 달리 이날은 실내를 세세하게 살피기보다 앉아서 쉬는 시간이 더 먼저 기억에 남았습니다. 낮부터 걸었던 탓인지 의자에 등을 붙이자 다리가 묵직하다는 것이 그제야 느껴졌습니다. 몇 분 가만히 있으니 몸의 긴장도 줄었고 이후에는 식사를 서두르지 않게 됐습니다. 음식이 놓이기 전에 개인 물건을 정리해두는 사소한 준비가 저녁의 호흡을 의외로 크게 바꿔줬습니다.
3. 고기보다 곁들이는 순서를 바꿨습니다
갈비를 먹기 시작한 뒤에는 한 가지 조합만 반복하지 않았습니다. 첫 점은 고기에 집중하고 다음에는 밥을 조금 곁들였으며, 그다음에는 다른 반찬으로 입의 흐름을 바꿨습니다. 허기가 있었던 만큼 초반에 밥을 많이 먹을 수도 있었지만 일부러 양을 조금씩 나눴습니다. 혼자 오늘은 배부름이 먼저 오지 않게 먹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예상보다 이 방식이 식사 후반에 도움이 됐습니다. 같은 순서로 계속 먹지 않으니 입이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았고, 동행과 이야기를 주고받는 동안 자연스럽게 다음 젓가락까지 간격도 생겼습니다. 갈비를 먹는 날이면 처음 몇 점에 속도가 붙기 쉬운데 이날은 중반까지 거의 비슷한 호흡으로 이어갔습니다. 많이 먹는 것보다 무엇을 사이에 두고 먹느냐가 더 중요하게 느껴졌습니다. 마지막에는 남은 밥과 고기의 양을 맞춰가며 천천히 마무리했고, 초반부터 몰아서 먹지 않은 덕분에 식사 끝까지 부담이 덜했습니다.
4. 잠깐 등을 기대니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식사가 절반쯤 지나갔을 때는 수저를 내려놓고 의자에 잠깐 등을 기대었습니다. 배가 꽉 찬 것은 아니었지만 계속 먹기보다 한 번 호흡을 끊고 싶었습니다. 처음에는 흐름이 끊기면 다시 손이 가지 않을까 싶었는데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괜히 쉬지 않고 먹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다 싶었습니다. 그 사이 사용을 마친 접시는 한쪽으로 모으고 자주 손이 가는 것만 앞에 남겼습니다. 테이블이 단순해지니 남은 음식도 보기 쉬웠고 동행과 이야기할 때 시선도 덜 산만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먹는 자리라면 이런 중간 정리가 특히 도움이 됩니다. 서로 수저를 집거나 접시를 옮길 때 손이 겹치는 일이 줄기 때문입니다. 저는 잠깐 쉬면서 낮에 미처 못했던 이야기를 더 나눴고, 다시 식사를 시작했을 때는 초반보다 속도가 한층 느려졌습니다. 예상과 달리 이 짧은 쉼이 마지막까지 편하게 먹도록 해주는 전환점이 됐습니다. 식사 시간을 조금 넉넉하게 잡아야 하는 이유도 이때 가장 분명하게 느껴졌습니다.
5. 먹고 나니 충장로 밤길을 더 걸었습니다
보광옥에서 식사를 마친 뒤에는 바로 차량으로 이동하지 않고 충장로 일대를 조금 더 걸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충장로 상권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며 식후에 몸을 풀어주는 방법이 자연스럽습니다. 낮과 저녁의 분위기가 달라 같은 거리도 다시 둘러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방향으로 이동해 주변을 가볍게 산책하는 코스입니다. 세 번째는 동명동 쪽으로 발걸음을 옮겨 카페에서 커피나 차 한잔으로 마무리하는 방식입니다. 갈비와 밥을 충분히 먹은 뒤라 저는 또 다른 디저트보다 따뜻한 음료가 더 잘 맞았습니다. 처음에는 식사만 하고 귀가할 생각이었는데 골목으로 나오니 괜히 바로 하루를 끝내기가 아쉬웠습니다. 그렇다고 긴 코스를 새로 잡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충장로에서 짧게 걷고 문화전당이나 동명동 방향으로 한 곳만 이어가도 충분했습니다. 식사 후에는 장소 개수를 늘리기보다 걷는 시간과 대화에 여유를 두는 구성이 저녁 분위기와 더 잘 맞았습니다.
6. 걷는 일정까지 신발부터 생각했습니다
충장로에서 식사할 때는 식당 안에서 보내는 시간뿐 아니라 전후에 얼마나 걸을지도 함께 생각하는 편이 좋았습니다. 이날은 낮부터 도보 이동이 많았기 때문에 편한 신발을 신고 간 것이 꽤 도움이 됐습니다. 처음에는 저녁 식사만 생각했지만 막상 먹고 나오니 다시 골목을 걷게 됐고, 발이 불편했다면 산책은 바로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 괜히 식사 장소만 보고 복장을 정하면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함께 방문한다면 각자 도착하는 시간을 약간 넉넉하게 잡는 편도 실용적입니다. 충장로 안에서 다른 일정과 연결하다 보면 예상보다 걷는 시간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너무 허기진 상태가 되기 전에 자리를 잡은 것도 잘한 선택이라고 느꼈습니다. 배가 많이 고프면 초반 식사 속도가 지나치게 빨라지기 쉽습니다. 다음에도 저녁 약속 전에는 간단히 물을 챙겨 마시고, 식사 뒤에는 최소한 20분 정도 걸을 여유를 남겨둘 생각입니다. 갈비 한 끼를 서둘러 끝내기보다 충장로 저녁 일정의 중심으로 두는 편이 훨씬 자연스러웠습니다.
마무리
보광옥에서의 저녁은 광주 동구 충장로 일대를 걸으며 하루를 보낸 뒤 갈비와 밥으로 천천히 속도를 낮추고 싶었던 순간과 잘 맞았습니다. 충장로46번길을 따라 목적지를 찾아가고 자리에 앉아 휴대폰을 가방에 넣은 뒤부터 낮의 분주함도 조금씩 멀어졌습니다. 처음에는 허기를 든든하게 채우는 것이 가장 중요할 줄 알았지만 실제로 더 기억에 남은 것은 곁들이는 순서를 바꾸고, 중간에 등을 기대며 쉬고, 식사 후 다시 골목을 걸었던 과정이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찾는다면 이번처럼 도보 일정을 함께 묶고 서두르지 않을 시간을 충분히 확보할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친 뒤에는 충장로를 가볍게 걷다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방향으로 이동하거나 동명동에서 차 한잔으로 저녁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광주 도심에서 갈비 한 끼와 산책을 함께 계획한다면 편한 신발을 준비하고, 한두 곳만 연결해 여백 있게 움직이는 방식이 가장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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